이번 주 들어 추워지기 시작하더니 영하 7도까지 떨어지며 첫 추위치곤 너무 세다. 나가지 못 하고 있으니 그 날이 그 날 같아 오늘은 추워도 나가야지 작정하고 지난주에 새로 문을 연 과천과학관으로 나섰다.
집을 나서는데 첫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해 범계역까지 30분 내내 홀딱 눈 세례를 맞았다. 몇 년 만에 눈다운 눈을 맞아 보는 것 같다.
길 위엔 은행잎들이 쌓여 노랗게 물들여 있는데 새하얀 눈이 내리는 것이 정말 절묘한 조화가 아닐 수 없다. 땅에선 아직 가을이라고 낙엽이란 긴 꼬리를 늘려 트리고 있는데 하늘에선 벌써 겨울이라고 선언하고 있는 것 같다.
가까운 과천엔 동물원, 태마 가든, 미술관 등이 있어서 자주 가게 되는데 대공원역에 지상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아서 답답했었다. 리프트를 타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친절하게 해주지만 매번 신세 지는 것 같아 영 부담스러웠었는데, 과학관 개관과 함께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서 숙원 풀린 듯 고속도로가 뚫린 기분이다.
엘리베이터가 대공원과 과학관 방향으로 두 대나 설치되어서 아주 편리하다. 과학관은 어마어마한 규모에다 최신식으로 만들어졌는데 본관만 해도 둘러보기만 해도 며칠은 걸릴 것 같다.
엘리베이터를 타라고 직원이 안내하는 바람에 2층부터 보게 되었다. 해설하는 걸 보고 따라다니고 보니 교사들에게 학생들을 인솔하고 와서 설명해 줄 내용을 교육시키는 건데 끼어들어 미안했지만 열심히 귀동냥했다. 자연사관이 볼만하다.
공룡은 화석이 60% 이상만 되도 원형에 가깝다는데 90% 짜리 에드몬토사우루스(Edmontosaurus)화석을 몇 년 전에 5만 달러를 주고 샀는데 지금은 다른 나라에서 몇 배를 주겠다고 해도 안 판다고 자랑한다.
특히 지구환경변화관측3D동영상(SOS 시스템)이 놀랍다. 지구의를 매달아 놓고 사방에서 프로젝션을 쏘아서 2만km 상공에서 본 지구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데 몇 년 몇 월 며칠의 대기와 해류의 흐름 등으로 기상 상태를 실시간으로 재현해내 준다. 한쪽에 모여서 설명을 들어야 된다고 모이라면서 나더러 한가운데로 가라고 해서 자리 잡았더니 그 자리가 개막일에 교육과학기술부장관님이 설명을 들었던 자리라나......
1층 첨단기술관을 둘러보는데 재활공학 분야에서 뇌파로 PC를 조종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니 반갑다. 5시 문을 닫을 시간이 게 되었다고 쫓기듯 나와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