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론2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책을 제대로 읽으려면 값을 치르고 사서 읽어야 된다고 한다. 기대한 만큼 재미가 없더라도 값이 아까워서라도 애착을 갖고 잘 읽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나 책을 사서 읽으려 한다면 좋은 책을 골라야 한다는 건 두 말을 할 필요가 없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음식을 요리하는 사람에게 우리 몸의 건강을 맡겨 놓는 거와 마찬가지로 정신의 건강을 지은이에게 맡겨 놓는 거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책을 선택해서 읽을 것인가가 항상 어려운 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지난 수 천년 동안 무수한 책들이 나왔다가 사라지는 가운데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더 많이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한마디로 지식의 폭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책들 가운데서 우리는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할 만 하다. 그 모든 책들을 다 읽을 수도 읽어야 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의 기준이 필요해질 수밖에 없다.

어떠한 책이든지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通讀)해 내기 위해선 정성을 기울려야 한다. 정성을 기울일 필요가 없는 책은 읽을 가치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좋은 음식은 꼭꼭 씹어 먹을수록 맛이 우려 나고 영양분이 흡수가 잘 되듯이 말이다.

그런데도 먹기에 편하게만 만든 패스트후드나 인스턴트 식품을 편식하는 것 같이 책도 그렇게 쉽게 읽고 넘길 수 있는 것만 읽으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러한 가공 식품에는 조미료를 많이 넣어서 먹기엔 좋아도 몸에 탈을 일으키고 소화력을 약화시키는 것처럼 책도 그러한 것만 읽으면 사고력을 약화시키게 된다.

이왕 책을 읽으려면 읽은 효과가 오래 지속될 책을 골라 읽어야 할 것이다. 사람도 사회도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해 간다. 얼마 전만 해도 인기를 끌던 것이 이제는 시시해져서 거들떠보기도 싫어지게 되기도 하고 지금은 좋아서 없으면 못 살 것 같은 것도 얼마 후엔 어떻게 될지 모르게 되는 것이다. 이런 걸 유행(流行)이라고 하고 있다.

끊임없이 흘러가는 유행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모든 창작물도 유행을 타기 마련이다. 그 가운데서도 흘려 가 버리지 않고 변치 않는 가치를 인정받아 남아 있게 되는 것이 있다. 그런 것을 유행과 대칭 되는 고전(古典)이라고 하고 있다.

고전이란 문자 그대로 오래된 책이다. 단순히 오래된 책이 아니라 시대의 유행을 넘어서는 가치가 있기에 오래도록 살아 있는 책이다. 바로 시대를 초월해서 인간에게 일어나는 문제들에 해답을 줄 수 있는 가치가 담긴 책들이 고전인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의 모습이 달라져도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같기 때문이다. 인간이 먹고 자고 일하고 사랑하고 보다 나은 이상을 추구하는 것은 어떤 시대나 사회에서도 형태만 다를 뿐이지 그 본질은 변함이 없이 동일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본질을 진실 되게 다룬 책들일수록 오래도록 읽힐 수 있는 고전으로 살아 남게 된다.

똑같은 연애 소설이라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절절한 내면을 진실하게 표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져 있느냐, 아니면 그 시대의 사랑의 행태를 감각적으로 묘사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졌느냐에 따라서 고전문학이 되기도 하고 통속 소설이 되기도 한다. 사랑의 행태란 유행을 타기 마련인데 거기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사랑의 본질을 소홀히 하면 같은 환경에 속한 독자들에게는 인기를 끌지 몰라도 다른 환경의 독자들에게는 진부한 것이 되어 버린다.

누구에게나 처음 읽게 되는 책이 다음에 읽을 책의 잣대가 되어지기 때문에 중요한 법이다. 고전으로 인정을 받는 책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유익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검증을 받은 것이기에 누구나 먼저 읽으면 좋은 잣대를 우선적으로 가질 수 있게 된다.

책을 읽고, 교육을 받는다는 건 좋은 잣대를 갖추기 위한 것이다. 다른 말로 <가치관>, 즉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할 바른 자기 기준을 세워야 한다.

건전한 가치관을 가지게 되면 어떠한 책을 읽어도 소화해 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전으로 인정되는 책부터 읽어야 하고 그 기초 위에 다양한 책들을 차례대로 읽어 나가야 한다. 여러 책을 읽게 되면 서로를 비교할 수 있는 가치관이 생기게 된다.

바로 그런 가치관을 기르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사회란 가치관들의 경쟁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서로의 가치관으로 설득하고 설득 당하게 된다. 보다 나은 가치관으로서만 남에게 인정받고 존중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 쉬운 책부터 시작해서 차츰 어렵다는 책으로 끊임없이 도전해 가야 한다. 항상 자기 수준보다 약간 높은 것과 씨름해야 자신을 향상시킬 수 있는 법이다.

일시적인 베스트셀러라는 것에 현혹되어선 안되고 생명력이 긴 책을 붙들고 씨름하며 그 생명력을 호흡해야 한다.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