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론3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가>

 

 

 

독서란 책을 통해서 지은이와 읽는 이가 함께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어떤 의미를 글에 담아서 전하는 지은이와 그 글을 담긴 의미를 전해 받으려고 읽는 이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데 말로 하는 대화와 다른 점이 있다.

말로 하는 대화가 같은 자리(동시성)에서 만나야만(직접성)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면 책이라는 저장 매체를 통한다는 점에서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직접 만나서 대화할 때 상대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을 되물을 수 있고 표정이나 억양으로 보충해 가며 이해할 수 있다. 반면 책은 그러한 것을 허용치 않는다. 오직 지은이가 생각해 낸 결과만을 담아서 보여 줄 뿐이다.

따라서 책을 어떻게 이해하고 판단하느냐는 읽는 이의 자유요, 권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시공을 초월해 있는 양자의 대화는 읽는 이의 고독한 탐구 과정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기 위해선 책을 쓴 지은이가 어떤 의도로 썼는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지은이가 어떤 시대의 어떤 사회적 배경을 지녔던 사람인지, 무엇을 추구하면서 살았던 사람이었는지를 알아야 그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가 있게 된다.

그러한 것을 알고 읽을 수록 훨씬 생생한 대화가 된다. 특히 번역인 경우 역자가 자세히 해설하고 주석을 달아 준 것을 선택해야 한다.

의미가 담긴 문자들을 읽어 가되 그 문자의 이면인 문맥(文脈:글의 흐름)을 짚어 가면서 지은이가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 의미까지를 찾아내려는 대화가 진정한 독서라고 할 수 있다. 지은이가 표현하려고 한 의도가 읽고 있는 나의 현실에 비추어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를 살피면서 읽을 때 주체적인 독서가 된다. 그럴 때 지은이와의 시간적.공간적 거리가 아무리 떨어져 있더라도 나와 마주 앉아서 나누는 대화가 된다.

그러기 위해선 읽는 이가 더 정성을 기울려 읽어야 한다. 어떤 의미에선 읽는 이가 창작 작업에 참여해 완성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대로 해석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진정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선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하듯 책을 읽을 때에도 지은이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수많은 문자들 속에서 말하는 지은이의 진정한 의미를 받아들이는 노력을 기울려야 한다.

그러나 책을 아무리 정성을 기울려 쓰고 만든다고 해도 완전할 수 없기에 책을 읽기 위해선 모호한 표현들과의 싸움, 오자(誤字), 탈자(脫字)와의 싸움을 벌려야 한다.

그래서 그 옛날 맹자가 말했듯이 아무리 훌륭한 책일지라도 모든 내용이 전부 옳을 수 없다. 모든 인간이란 불완전할 수밖에 없듯이 그의 소산인 책을 비롯해 모든 일에는 비판적 안목이 요구되는 법이다.

결국 읽는 이의 상식에 의해서 분별하며 해석해 갈 수밖에 없는 법인데, 그의 상식이 건전하고 풍부할수록 올바로 해석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자신의 상식이 건전하고 풍부해지기 위해선 세상 경험과 함께 좋은 책을 많이 읽어서 쌓은 지식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기에 양자는 상승 작용을 일으킨다.

요약하면 책의 각 부분 내용을 책 전체의 문맥에서 해석하는 <총체적 안목의 독서>, 아무리 훌륭한 책일지라도 결국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의 견해라는 <상대적 안목의 독서>, 읽는 이 자신이 세상살이와 독서로 축적한 경험에 비교하며 읽어야 하는 <비교적 안목의 독서>를 해야 한다.

그러한 안목으로 읽어 나갈 때 독서는 책을 통한 대화라는 창작 과정을 완성시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