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료식 날, 5개월 동안 매일 다니며 익숙해진 등굣길을 마지막으로 내달려 가니 시원섭섭해졌다. 모두들 정장으로 빼입었는데 난 입던 대로 가서 멋쩍었지만 어제 올린 새 홈페이지를 점검하고 보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과연 이렇게 매일 나올 수 있을까 의문이었는데 몸이 아프지 않고 완주한 것,
또한 전동휠체어가 고장나지 않아서 나올 수 있게 해 준 것,
PC 본체가 느려 애태우게 했지만 학생 중 유일하게 바꾸지 않고 썼다는 것이 거의 기적처럼 여겨지게 된다.
홈페이지 개편 완료! 학교 수료하고 열흘 동안 홈페이지 개편 마무리하느라 총력전을 펼쳐야 했다. 하위 파일들이 130개나 되어서 일일이 디자인을 바꿔 줘야 되는 중노동이라....
이 분야에서는 이력서에 포트폴리오를 링크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취업 준비이기 때문에. 그런 다음 잡코리아에 이력서를 등록시켜 놓고 구직하는 것이라. 포트폴리오까지 만들어 달았으니 내친 김에 나도 등록시켰다. 진인사대천명!
10년 전 내가 홈페이지를 만들었지만 늘 업데이트시켜야 된다는 생각에 홈페이지가 날 끌고 다닌 것 같다. 이번 교육도 그 때문에 지원하게 되었던 거고, 엄두도 못 내던 취업 전선에 뛰어 들어 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당초 매일 등교할 수 있을까 했었는데 비가 많이 온 나흘만 빼고 다 출석해서 나도 놀랐다. 그래서 이 정도면 취업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었다.
그렇지만 원래의 목적인 홈페이지를 새롭게 개편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홈페이지를 만든 이래 웹디자인 전문가에게 지도 받는 것이 소원이 되었었는데 소원대로 그렇게 되어서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다는데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나의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소득이었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