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그로폰테의 [디지털이다](백욱인역, 박영률출판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PC나 그를 이용한 통신도 디지털 신호로 작동한다.
그려진 원 안에서 시계 바늘이 일정한 속도로 돌며 시간을 알려 주는 아날로그 시계처럼 우리 눈앞에 보이는 세계는 연속되어 있는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 아날로그의 세계이다. 이에 대칭되는 디지털(DIGITAL)은 `숫자를 사용하는'이라는 의미이듯이 숫자(1과 0의 조합)로 정밀하게 표현해 주는 디지털화로 세상은 변화해 간다.

 

이 책은 그런 현상들은 여러 예를 들어 설명하면서 디지털화가 미치는 의미를 잘 짚어 주고 있다.

물질의 최소 단위가 아톰(ATOM)이라면 정보의 최소 단위는 비트(BIT)이다. 이제까지 지배해 온 문명이 물질이 중심이었던 아날로그 세계였다면 디지털의 세계는 정보가 중심이 된다.

 

물질을 주고받는 사회 관계는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이동(MOVE)이 되는 반면 정보란 거의 무한대로 복사(COPY)가 가능하게 한다. 그에 따라서 물질 중심의 사회 관계와 정보 중심의 사회 관계는 분명히 달라지게 될 것이다.

물질 중심의 사회가 한정된 물질을 덜 뺏기고 더 많이 가지기 위한 투쟁 관계라고 할 수 있다면 정보 중심의 사회는 정보나 지식을 아무리 주어도 뺏기는 것이 없이 오히려 증가가 되기에 협동 관계가 되어 갈 것이다. 똑같은 지식일지라도 각기 다른 머리에 들어가면 기하급수적으로 다양한 지식으로 재생산되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하이텔에서 매일 외국의 주요 신간을 안내하는 메일 서비스에 가입하면 이 책을 선물로 다운받게 해주었다. 또 인터넷의 "프로젝트 구텐베르크"와 같은 사이트에서는 서양 고전 원문을 다운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하려면 책이란 형태인 아톰이 가상 공간의 정보 형태인 비트로 둔갑하게 되어야 한다. 즉 물질 형태로 존재하는 정보가 스캐너로 가상 공간 속의 정보로 바꾸어 확산시키고 더 나아가 다시 이를 프린터로 물질 형태로 만든다면 앞으로 재미있는 문제가 될 것이다. 이처럼 갈수록 진짜 현실과 가상 현실이 상대적이 되어 갈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가 살아갈 사회의 맥락을 잘 짚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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