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걸음마

 

 

 

 

PC를 어떻게 배웠냐고 한다면 실수를 통해서 배워 나갔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 컴퓨터를 조금 배운 동생이 프로그램들을 시작하고 끄는 것만 가르쳐 주어서 거의 혼자서 배워 나가야 했다. 무수한 시행착오 속에서도 하나씩 터득해 나가는 재미에 팔이 아프도록 쉴 줄 모르고 매일 PC와 씨름하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컴퓨터를 배워야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평생가도 배우지 못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에게 꼭 필요로 하는 일이든, 오락이든 겁없이 달려 들어서 씨름해야만 배우게 된다.

PC를 쓴지 15년째이지만 PC 책은 사다 본 게 별로 없다. 철저하게 실전 위주! 문제에 부딪칠 때만 책을 뒤적여 보면서 기능들을 찾아내면서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PC는 책부터 읽으면 머리만 아프게 할 뿐 더 어렵게 여기게 된다.

PC를 쓰다 보면 좀더 편리한 방법이 찾게 될 때나 작동이 안 될 때 그럴 때 그에 관한 책을 찾아보는 것이 효과 만점이다. PC란 제대로 조립해 놓았으면 고장이 거의 없어서 좋다. 고장이 나더라도 증상만 똑바로 관찰할 수 있으면 해결책이 나오게 되어 있다.

처음 사 온지 얼마 안 되어서 갑자기 PC가 켜지지 않은 적이 있다. A 드라이브에 불만 반짝이다가 다음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말뿐이었다. 그럴 때 답답함이란 속이 꽉 막힌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대강 흩어 보고 덮어 둔 책들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읽는다.

컴퓨터 잡지를 찾아보다가 온갖 궁리 끝에 해결의 실마리를 드디어 찾아냈다. 컴퓨터를 시동시키는 시스템 파일이 지워지면 먹통이 되고 만다는 것. 시스템 파일은 IO.SYS, COMMAND.COM, MSDOS.SYS인데, 비상사태를 대비해 디스켓에 복사해 두어야 한다면서 그냥 복사하면 아무 소용이 없고 반드시 "SYS A:" 명령으로 만들어야 부팅 디스켓이 된다고. 그 이유는 디스켓의 특정 영역에 그 파일들이 들어가야 작동이 된다는 것이었다.

컴퓨터가 도스를 읽지 못한다는데 착안, A 드라이브에 도스 디스켓을 넣었더니 제대로 읽어 들어갔다. 파일들은 무사히 있어서 다행이었다. 출입구를 담당하는 일부 기능들이 깨져서 엄청나게 골탕 먹인 것이다.

그 덕에 컴퓨터가 켜지면서 작동하는 과정 즉, 부팅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참고 - 부팅
부팅(Booting)이란 컴퓨터라고 하는 기계 뭉치(하드웨어, Hardware)를 사용할 수 있도록 컴퓨터에 설치된 시스템 소프트웨어(System Software) 즉, 도스에게 컴퓨터 통제권을 부여해 주는 일체의 과정을 의미한다.

조금 더 상세히 설명해 보자면, 시스템에 전원을 넣으면 ROM-BIOS가 작동을 하며 ROM에 저장된 내용을 읽어 들인 뒤에 화면에 따르르... 숫자를 표시하며 RAM Test를 한다. RAM에 이상이 없으면 설치된 주변 기기들 즉 키보드, 디스크 드라이브, 프린터 등과 같은 장치들을 점검하게 된다. 이 과정을 보통 POST(Power on Self Test)라고 부른다.

이어서 ROM BIOS는 디스크의 부트 영역을 찾아 도스(의 시스템 화일인 io.sys)에게 제어권을 넘겨주게 된다. 제어권을 넘겨받은 도스(DOS)는 Config.sys와 Autoexec.bat에 지정한 사항들과 함께 Msdos.sys와 Command.com을 메모리(Memory)에 상주시키고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표시로 프롬프트와 커서를 모니터 화면에 표시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부팅이라고 보면 되겠다. 시스템에 따라 부팅시 화면에 나타나는 내용은 천태만상이지만 대개 줄거리는 위와 같다고 보면 된다.

웜 부팅과 콜드 부팅의 차이는 부팅 과정중 설치된 하드웨어를 모두 점검하는가 하지 않는가에 따라 구분하는데, 웜 부팅은 기본적인 하드웨어 점검만을 하고 바로 도스의 시스템 화일들을 찾는 과정을 시작하게 되며, 콜드 부팅은 처음으로 전원을 올렸을 때와 같이 ROM-BIOS의 작동 과정부터 시작을 하게 되는 차이가 있다.

                                                 (파워유저로 가는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