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익의 홀로배우기-포트폴리오
 
 

    이홍익
    드디어 전철을 타다! 2007. 02. 06
친구따라 강남 간다고 하는데, 강남을 넘어 강북에 다녀왔다.

전동에 관한한 선생님으로 모시는 종혁이가 그 정도면 데리고 다닐 만한지 전철도 타 봐야지 하는 것이었다. 몇 년 전 치과 진료를 받으러 1년간 경희대에 다니느라 전철을 타 보면서 리프트가 얼마나 오래 걸리고 위험스러운지 체험해 보았기에 리프트 타는 것이 끔찍해 범계역에 엘리베이터가 생기면 타자고 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말한지 몇 주도 안 되어서 범계역에 엘리베이터가 생겼다는 것이다. 정말 깜짝 놀랄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종혁이가 5년 동안 리프트를 이용해야 했었는데 40분이나 걸리던 것이 엘리베이터로 단 2분이 걸린다면서 나더러 복이 터졌다고!

이러니 안 탈 수 없는 노릇. 빨리 타보자고 해서 그제 오후에 킴스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했다. 예배를 드리고 나서 부지런히 갔는데도 한 시간이 걸렸지만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는데 종혁이가 나타나니 얼마나 반갑고 신기한지! 나 혼자 나가서 친구를 만나 본 적이 있었던가!
따라오라는 대로 따라가니 2백여 미터 떨어진 희망공원에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전철을 타는 거야 쉬운 일.
처음이니 연습삼아 가까운 데부터 다녀오자고 대공원에 가기로 했었는데 대공원역에 엘리베이터가 아직 완공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럼 어디 갈까 하다 마로니에공원으로 바꾸었다. 전철 안이 붐비지 않아 좋았는데 한참 흔들리고 나자 아주 먼 줄 알았던 혜화역에 닿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진짜 마로니에공원이다.
점심을 못 먹어서 배가 고프고 목도 말라 우유부터 사 먹자고 했다. 가게 주인이 도와주어서 들이키고 나니 든든해졌다. 봄날같이 포근해서 돌아다닐만한데 종혁이가 이렇게 멀리 올 줄 모르고 충전을 못해 빨리 돌아와야 했다.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작년 이맘 땐 밀알도 모르고 종혁이도 모르고 전동휠체어는 먼 꿈나라 얘기였는데 실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고 같이 웃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6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왔는데 어머니가 놀라시며 "진짜 날개를 달았네"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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