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익의 홀로배우기-포트폴리오
 
 

    이홍익
    새옹지마 같았던 한여름날의 하루 2010년 8월 5일
올 여름 무더위가 절정에 이른 듯 집에 가만히 있어도 푹푹 쪄서 견디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냉방이 잘 된 곳에 가서 책을 읽는 게 피서일 것 같다. 과천에 있는 동생이 사는 집은 더 덥다고 과천과학관에 가기로 했었는데 어제 비가 오는 바람에 오늘로 연기했었다.

하필 오늘 어머니가 새벽같이 나가실 일이 생겨서 6시에 일어나야 했다. 너무 더워 땀이 나서 끈끈해 혼자서 옷을 차려 입기가 끔찍한 고역이 되어 버린 데다 차라리 더 더워지기 전에 일찍 나서는 것이 나을 것 같다.

그래서 먼저 요즘 난해하다고 오히려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영화 「인젝션」을 보러 범게역에 있는 킴스로 갔다. 조조여서인지 인기작이여서인지 늘 한산하던 영화관에서 줄을 길게 서서 표를 끊어야 했는데 전동휠체어 타고는 비상구로 들어가서 봐야 되어서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조바심 나게 만들었다.

들어가니 벌서 시작되었다. 남의 꿈에 들어가서 생각을 흠치고 새로운 생각을 심는다는 희한한 내용인데 몇 겹이나 되는지도 모를 꿈의 꿈속을 넘나들며 롤러코스트 타듯 어드벤처를 정신없게 버린다. 난해하다고 하지만 더운 때 넋 놓고 보기에 딱 좋은 것 같다.

대공원역으로 가려고 동생에게 나오라고 전화를 하자 일산 동생네로 가기로 선약을 했었다고 먼저 갔다 와야 된다는 것이다. 가고 싶었던 터라 그럼 나도 간다고 나섰다.

4호선으로 서울역에 가서 경의선전철로 갈아타고 대곡역에서 3호선을 타고 정발산역까지 가는 것이 최단 거리다. 서울역에서 롯데마트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가서 경의선전철을 타야 된다. 2시에 롯데마트에 들어간 김에 목마르고 출출해 아이스커피를 시켜 마시고 동생네 줄 빵도 사려고 고르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되고 말았다.

게다가 경의선전철 입구가 안 보여서 한참 헤매다 찾아들어 가니 매 시간 50분에 출발하는데 3시 10분이라 40분이나 기다려야 했다. 그렇게 해서 동생네에 도착하니 5시가 넘었다. 2시에 시켜 놓은 자장면으로 허기를 채웠다.

일산호수공원이 가까워서 여기에 오면 꼭 가보고 싶었는데 동생들이 같이 간다고 해서 전기가 부족해진 것이 걱정되면서도 안 가고 못 배겨서 따라 나섰다. 동생들은 차를 타고 가야 되어서 먼저 출발했다. 육교를 두 개를 넘어서 호수공원에 들어섰다. 십여 년 전에 차를 타고 왔던 적이 있었는데 호수가 아주 넓어서 또 오고 싶었었다. 동생들과 만나려 그 넓은 호숫가를 누비고 다녀야 했다.

전망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겨우 찾아가자 어두워져서 아쉽다. 온종일 괴롭히던 불볕이 사라지니 그지없이 서늘해져서 진짜 피서가 따로 없을 것 같다.

돌아올 길이 멀어 아쉽게 나와야 했다. 정발산역에선 롯데백화점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전철을 타야 되는 줄로 알고 있었는데 벌써 폐점해서 이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역의 리프트를 타야 되나 보나 하고 갔는데 공익요원이 육교 건너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고 안내해 주어서 더 잘 되어서 고마웠다.

배차 간격이 긴 경의선전철로 올까, 충무로까지 돌아가서 4호선으로 갈아탈까 망설이다 대곡역에서 끌리듯 내리고 말았는데 공익요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발산역의 공익요원이 연락해 놓은 것이어서 나도 모르게 끌린 것 같다. 또 30분이나 기다려야 했는데 싹싹하게 말을 붙여 와서 재미있었다. 서울역에도 연락해 놓아서 마중 나왔는데 잘못 알고 수동 휠체어를 갖고 나와서 전기가 부족해 걱정했었던 터라 대신 전동휠체어를 수동으로 밀어 달래기까지 했다.

금정역에 내리자 노랑 볼 두 개만 남아 있었다. 이걸로 2.5km를 가기엔 무리가 아닐 수 없었다. 가는 데까지 가다가 밀어 줄만한 사람을 만나면 밀어 달랠 수밖에 없다. 500m 쯤 남기고 빨간 불만 남았다. 지름길로 강행할 것인가, 파출소 쪽으로 돌아가서 도움을 구할 것인가?

배터리가 오래 되어서 걱정스러워 파출소 쪽으로 갔다. 파출소 앞에서 노랑 불이 다시 켜지는 게 아닌가. 그냥 가도 되겠다고 안도하는 순간 난데없이 빗줄기가 세게 떨어지기 시작하는 바람에 파출소로 피할 수밖에 없었다.

경관 아저씨들이 고맙게 대해 주어서 맘 놓고 휴대폰 문자로 사정을 설명하자 비도 오고 하니 119를 부르는 게 났겠다고 했다. 119가 와서 보고는 차에 싣기 힘들다고 난색을 지어 실망. 마침 비가 금세 그쳐서 119를 보내고 그냥 가겠다고 만일을 위해 수동으로 밀어 달라고 했는데 미시는 것이 힘든 것 같아서 전원을 켜보니 올만 해서 무사히 올 수 있었다. 새옹지마 같았던 하루였다고 할 것 같다.

배터리 사용기간은 현재 두 가지 가운데 비싼 것이 2년~2년 반 정도 사용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난 구입한지 3년 8개월이 넘도록 교체하지 않고 쓰고 있기에 신기하면서 불안스러워 하고 있다. 오늘도 10km 이상 달렸으니 정말 경이롭다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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