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익의 홀로배우기-포트폴리오
 
 

    이홍익
    1박2일 혼자 살기! 2008. 10. 28
어머니가 교회 1박2일의 효도여행 떠나셨다. 교회에서 같이 가자고 했지만 혼자 사는 게 소원이기에 혼자서 생활해 볼 절호의 기회라 거절했다. 작년엔 내가 퇴원한 직후여서 못 가셔서 죄송스러웠었는데 이 정도로 나아졌으니 감사할 뿐이다. 그 때로선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혼자서 일어나 지팡이 짚고 식탁까지 걸어가서 차려 놓은 음식을 먹는 것이었다. 이젠 혼자 살림을 해 보겠다는 것. 실로 1년 사이 상전벽해(桑田碧海)를 두 번 겪은 것이라 할 만하다.

내일 저녁까지 혼자 살아야 되기에 김밥, 송편을 만들어 놓아 달라고 해서 교대로 먹으면 된다. 몇 번의 경험으로 먹기 편할 뿐 아니라 먹고 난 다음 뒤처리가 간편한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터득한 것. 프라이팬으로 받치고 먹고는 싱크대에 갖고 가서 물로 부시면 깨끗하게 설거지까지 되는 것이다.
내게 중요한 양식인 책을 주문했었는데 그제 발송했다는 택배가 오지 안 와서 걱정되게 만들었는데 오후에 와서 부리나케 나가 받았다. 이 정도면 집 잘 보지!
저녁에 TV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을 보느라 책과 PC를 갖고 씨름하는 하루가 더 빡빡하게 흘러가서 적적하다는 기분이 전혀 안 든다.

이튿날,
이상하게 어머니가 안 계시면 일찍 깨지는데 오늘도 평소보다 이른 7시 반에 일어났다.
어제는 얌전히 집을 봤으니 오늘은 나가야지 하고 경복궁에 있는 고궁박물관에 가려는데 점심에 먹을 송편이 굳어져서 먹기 힘들 것 같으니 잠실 동생네에 가서 점심을 먹고 3호선을 타고 가는 게 더 빠르겠다 싶다.
전기면도기로 면도부터 하니 생각보다 쉽게 되어 기분 좋은 아침. 김밥과 사과로 요기하고 나서 다 치우고 옷을 입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애를 태우게 만들었다. 10시부터 전기 점검 때문에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단한다고 하는 바람에.

겨우 10시 전에 빠져 나와 채우지 못한 잠바 지퍼를 채워 달래서 범계역으로 내달렸다. 동생네에 들어가니 진짜 점심때가 되어버리고 말아서 바로 점심을 들었다. 전에는 동생이 집에 와서 밥을 해 주었는데 말이다.

박물관 2시 해설 시간에 맞추기 위해 바쁘게 나와야 했다. 학여울역에서 경복궁까지 한 번에 갈 수 있어 편하다. 박물관에 도착하니 2시가 넘어서 해설이 시작되어서 따라 가 들을 수 있었다. 조선시대 왕실의 유물과 생활상에 대해 모르던 것을 배웠다. 경복궁에 들어가려고 보니 휴관일이란다.

1호선으로 돌아오려고 종각역을 짐작대고 찾을 수 있어서 이젠 서울 한복판 뒷골목까지 접수한 셈인가 보다.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가 구경 잘 하고 오셨다고 하셔서 기쁘다.

마땅한 활동보조인이 없어서 쓰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쓰게 되면 충분히 혼자서 살겠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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