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익의 홀로배우기-포트폴리오
 
 

    이홍익
    정연두 전을 보러 문화와 예술의 중심 지대를 누비다~! 2008. 10. 22
지난 9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하는 제5회 서울 국제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정연두의 개인전이 국제갤러리에서 열려서 찾아가다.
그의 다큐멘터리 「노스탤지어」가 85분이나 되는 영상물로 관람객 대부분이 5~10분 정도 보고 지나갈 뿐이었지만 허구의 공간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이 지루한 변화에도 흥미롭게 끝까지 지켜보게 되어서 내가 찍은 작가라고 했었다. 며칠 있다 신문에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노스탤지어」를 구입했다고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찍은 작가라고 나와서 역시 안목이 있는 모양이라고 했었기에 그의 새로운 작품들이 궁금해서 먼 길을 찾아가게 만든 것.

종각역에서 내려서 인사동 길로 가려 했었는데 화장실이 급해서 찾으니 수리 중이라고 해서 다시 타고 다음 역인 종로3가역에서 해결하고 나와서 방향을 잡고 전진. 종로3가역에서 3호선을 타고 안국역에 내려서 가는 것이 가깝지만 리프트 타느니 구경삼아 가는 게 더 빠르고 나을 것 같아서.

창덕궁 돈화문에서 헌법재판소를 거쳐 가회동 한옥마을 사이로 들어가니 별천지 같이 갈수록 길이 좋아져 신난다. 고궁 사이에 있는 이 동네에 열개가 넘는 크고 작은 갤러리가 몰려 있으니 문화와 예술의 중심 지대인 모양이다. 고갯길을 넘어서 경복궁 향해 오른쪽으로 꺾어 드니 국제갤러리가 나타나 반갑기 그지없다. 정연두 전이 열리고 있는 신관을 찾아 골목을 들어가야 했는데 계단 두 개가 얄밉게 막아서 있다.

얼마나 멀리서 찾아왔는데 그냥 갈 순 없지 하고 소리치니 아가씨 둘이 나와서 남자 셋이 있어야 된다고 하니까 남자 직원이 없다고. 나가서 남자 두 명을 구해 왔지만 들 수가 없어서 일어나서 전동휠체어만 들어 올리게 해야 했다.
어렵게 들어가 엘리베이터 타고 2층 전시장에서 선보이는 <수공기억> 총 6점의 시리즈로 만들어진 작품들을 감상하다.

이 작품들은 각각 두 개의 모니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 화면은 탑골 공원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불특정한 노인이 등장인물로 나와 살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일화를 이야기하는 인터뷰의 기록영상을 보여주고 다른 화면은 그 기억을 바탕으로 세트장에서 정교하고 드라마틱하게 재구성된 영상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들이 과거를 회상하며 떠올린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나 기억들을 또 다른 화면 속에서 마치 연극의 리허설처럼 준비과정까지 모두 포함하여 보여준다. 오렌지색 작업복을 입은 일꾼들이 각 장면마다 무대를 변형시키고, 세트를 바꾸는 모습이 그대로 기록되어 있는 이 작품은 이제는 잊혀져 버릴 기억의 풍경을 말 그대로 수공으로 재현하는 과정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화면에 등장하는 무대는 사소한 세부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진 많은 사람들의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 모든 영상작품은 편집 없이 단 한 번의 롱테이크로 촬영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작품들이 10여 분 정도여서 85분이나 되는 「노스탤지어」에 비해 소품들이다.

경복궁역으로 가서 3호선을 타고 돌아오려고 경복궁을 따라 가니 청와대가 나온다. 지도에 나오지 않아서 짐작했을 뿐이었지만 청와대가 경복궁 바로 뒤에 있었구나.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삼각형 모양의 북악산이 단풍으로 물들어 더욱 인상적이다.

골목마다 경비원들이 어디 가느냐고 물어서 경복궁역이 어디냐고 되물으며 역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종로3가역에서 1호선으로 환승하는데 리프트를 많이 타야 돼서 힘들다.
엘리베이터를 언제나 만들지 물어보니 설계에 들어갔다고 하니 어서 완공되어 이용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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