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익의 홀로배우기-포트폴리오
 
 

    이홍익
    고궁음악회 2008. 05. 03
경희궁에서 고궁음악회를 연다는 포스터를 전철 타고 지나다 보곤 꼭 가야지 했었는데 어제 TV 보고 확실히 알게 되었으니 안 갈 수 없지. 음악회는 너무 비싸서 엄두 못 냈었기에 다른 데 다 가 봤는데 음악회만은 못 가본 원을 풀 수 있는 기회기 때문.

하이서울페스티벌2008 전야제로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 시립오케스트라의 고궁연주회가 7시 반에 시작하는데 5천명 선착순 무료라서 일찍 가서 자리 잡아야 되는데 몇 시에나 나가야 될지 고민이 되었다. 6시 쯤 도착하려고 4시 반에 집에서 출발, 금정역에서 1호선을 타고 시청역에 내리니 6시가 넘었다.
덕수궁 돌담길로 들어서 경희궁으로 가는데 인파가 밀물처럼 밀려들고 있었다. 늦었다 싶어 전력질주를 해야 되었다. 경희궁에 도착했는데 내가 오실 줄 모르고 경사로 안 만들어 놓아서 황당. 어떻게 해야 되냐고 둘러보니 경호팀에서 달려들어 돌계단 두 개를 올려 주었다.

선착순이라고 해서 먼저 가서 앞자리를 잡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가운데 앞쪽은 초대권을 받은 사람들 자리라고 막는 것이다. 안내원이 본부에 물어서 자리를 만들어 주었지만 기분 나쁘다. 안 보인다고 앞에 가겠다고 야단하자 정리가 되면 자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기다리란다. 기다리는데 어떤 아저씨가 막는다고 흥분하는 걸 보면서 진짜 앞자리를 만들어 줄지 궁금해지게 만들었다.
시작 시간이 될 무렵 앞으로 나오라고 해서 기뻤다. 그 많은 인파를 뚫고 기 쓰고 VIP석에 끼어 감상하게 되어 흐뭇하다!

숭정문 앞 계단에 무대를 꾸몄는데 정명훈이 마에스트로답게 왕이 드나드는 숭정문으로 등장해 지휘했다.
베르디의 「운명의 힘」 서곡을 시작으로 푸치니의 「라보엠」 중에서 귀에 익은 아리아를 테너: 김영환과 소프라노: 박정원이 '그대의 차가운 손' '내이름은 미미' '오 사랑스런 아가씨'를 불렸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4번 1악장, 4악장으로 아쉽게 끝을 냈고 앵콜 두 곡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한마디로 무대가 좋았다. 우리 고궁에서 서양 오케스트라가 안 어울릴 것 같은데도 멋지게 어우러졌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맑은 5월의 밤을 행복하게 해주었다.

ps.
가을에 열린 영화음악 콘서트에 갔더니 지난번에 경사로를 미처 만들어 놓지 않아서 전동휠체어를 들어 올리게 고생시켰었기 때문인지 이번엔 경사로를 미처 만들어 놓았고 장애인석도 앞줄에 마련해 놓고 안내해 주어서 진짜 VIP가 된 듯 기쁘고 감사했다.
이처럼 참여를 하면 길이 만들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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