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동안이나 장마 때보다 더 심하게 내렸던 국지성 호우가 오늘에야 그쳤다. 대신 그동안 기다렸던 무더위가 나타나 아침부터 더워서 짜증나게 만든다. 차라리 냉방이 잘 된 전철이나 킴스클럽에서 책 읽거나 영화 보는 게 나겠다 싶다.
새로 개봉된 「스타더스트」를 점심 먹고 3시 상영을 보려고 했었는데 너무 더워서 먹을 생각도 안 나니 12시 상영을 보고 나서 지하철을 타고 책을 읽는 게 피서일 것 같아 뒤늦게 서둘러 나서니 12시 5분 전. 30분 안에 도착하려면 전속력으로 가야 되는데 유난히 신호에 걸리지 않아서 논스톱으로 질주한 끝에 30분 만에 킴스클럽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11층으로 올라가 표를 끊자 지금 시작한다고 들어가란다. 극적으로 시간을 맞추어서 처음부터 볼 수 있어서 짱이다.
「스타더스트」를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할 만한 판타지인데 판타지 영화들은 왜 거의 서양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좌우간 무더위를 잊기엔 안성맞춤인데 영화관 냉방이 세어서 추울 정도여서 최저 비용 피서로 최적!
영화를 보고 나니 3시가 되어 배가 고파서 지하 2층에 내려가 무엇을 먹을까 찾다가 집어 먹기 좋은 호두과자가 띄어서 사서 한쪽 구석에서 먹었다. 먹고 나서 목이 말라 아이스티를 사 마시고 싶은데 예산 초과해서 어떻게 할까 하다 지하 1층 식수대가 생각나 가서 서성이자 물 마시러 온 직원이 도와주워서 해결!(비위도 좋아졌지^^)
마침 동생이 핸드폰으로 고기 찜을 했다고 6시에 대공원에 오라고 해서 지하 서점에서 PC 잡지를 보다가 시간이 남아서 전철 타고 책을 읽으려고 안산까지 갔다 돌아오는데 지상 노선이라 한 여름 산하의 푸르름이 펼쳐진 차창 밖을 감상하게 된다. 전철 안은 그지없이 시원하건만 갈아타려고 역에 나오니 지상역이라 볕에 덥혀진 공기가 후끈하다.
그렇게 대공원에 도착하니 6시 반. 어머니와 동물원 입구에서 오래 기둘렸다는 동생을 만나 들어가 점심도 못 먹고 돌아다녀서 저녁부터 들었다. 포식하고 나니 완전히 어두워져 아주 서늘해져서 좋다. .
처음 보는 곤충관과 야행관이 눈에 띄어서 들어가 구경했다. 한낮의 무더위도 가시고 인적도 드물어진 한여름 밤이 되어 있었다.
무더운 여름날을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피서로 즐긴 것 같다.